올 초 머리를 맞대고 함께 세웠던 계획(총회 자료집)을 다시 꺼내보고 한 해를 돌아봅니다. 어떤 것은 되어가는 듯하고 어떤 것들은 안드로메다로 멀어지는 듯합니다. 운영위 회의에 보고된 한 해 변론 현황과 진행했던 여러 사업들을 살펴보며 잘했다고 뿌듯했다가도 작은 한숨이 터져 나옵니다.
동료들이 광주, 전남, 전북을 누비며, 구글캘린더의 일정들을 조정해 가며, 휴가를 반납해 가며 일을 했지만 전남의 더 깊은 곳으로 가닿지 못해 전하지 못했던 당사자들에 대한 부채감과, 상근활동가, 변호사가 더 많이 있었으면 한다는 동료들의 간절한 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 상근자들의 급여와 지속가능성조차 제대로 해결되지 못하는 중간책임자로서의 무능함과 무기력함... 때문인 듯합니다.
10주년을 앞두고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곧 공개됩니다) 다른 비영리단체와 비교할 수 없는 강한 신뢰감을 보내주시는 후원자분들께 마음 깊이 감사하면서, 이제는 다른 차원의 멋진 활동들을 보여드려야 하는데 그럴 준비는 어떻게 하는 것인가 막막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늘 여기저기 지원사업의 동향을 확인하게 됩니다. 약 한 달 전 중요한 사건의 최종변론기일 최종준비서면을 써야 하는 임무를 앞두고도 그랬습니다. 마음이 급했거든요. 재정 확보가 되지 않으면 당장 내년에 다시 큰 폭의 적자를 맞이하기 때문입니다. 그날 밤, 사업신청서를 한참 쓰다가 결국 접었습니다. 그 기관에서 요구하는 것이 결국 캠페인으로 귀결되는 것 같아서...였습니다. 인권옹호 현장에서 어떤 일들은 선명한 캠페인이 적절하지만 어떤 일들은 캠페인이 오히려 뭔가.... 다른 부작용을 낳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데, 동행이 지금 하는 일들은 캠페인이라는 접근으로는 다른 부작용을 낳을 가능성이 높은 것들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가까이에서 한 명씩 법률옹호를 하는 것과 변혁적인 임팩트를 이끌어내기 위한 캠페인을 기획하는 것. 어느 것은 변화이고 어느 것은 변화가 아니란 말인가!!!하는 억울함을 성토하고 싶을 때도 있지만, 그냥 동행이 잘하는 것에 집중하자....고 마음을 다잡았습니다. 그러면서도 또 한편, 지역 옹호 현장에는 간절히 사람이 필요한데,
비영리 섹터의 후원시장이 SNS, 챗 지피티 등 자본과 함께 정신없이 변화하고, 세대도 변화하고 있는데, 중간관리자로서 재정을 확보해야 하는 책임감과 인권옹호자로서 놓치지 말아야 할 원칙 사이에서 변화하는 판세를 계속해서 읽어가면서도
휩쓸리지는 않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지만 그냥 휩쓸려버리고 싶기도 한.....
그래도 동행은 일단 동행이 잘할 수 있는 것, 동행이 갖고 있는 것으로 승부를 보자...고 다짐해보는 새밑입니다. 서론이 길었네요. 운영성과표상 지출현황을 보시면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