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영현
2025년 7월, 광주의 공익변호사단체 '공익변호사와 함께하는 동행'에서 실무 수습을 시작했다. 아직 법조인이 아닌 법학전문대학원생임에도 불구하고, 수습 첫날부터 법률가라는 존재의 무게를 실감할 수 있었다. 동행에서의 실무 수습은 단순히 법을 아는 사람을 넘어, 사람을 지키고 구조를 바꾸는 법률가로서의 고민과 실천을 마주하는 시간이었다.
첫날, 수습 일정과 동행의 활동 영역을 소개받으면서 공익변호사의 역할이 단순한 법률 조력자에 그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동행은 장애, 이주, 젠더, 노동 등 다양한 분야에서 여러 시민단체 및 공공기관과 연대하며, 사건 해결과 동시에 제도 개선을 시도하고 있었다. 이를 통해 공익변호사는 단기적 문제 해결을 넘어, 피해자 보호는 물론 구조적 개입, 정책 제안, 지역사회 협력까지 아우르는 폭넓은 역할을 한다는 점을 직접 체감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도 인상 깊었던 점은, 뉴스에서만 접했던 사회적 약자의 문제가 실제 사건으로 내 앞에 놓인다는 것이었다. 반복되는 인권 침해와 착취의 사례를 접하며, 공익변호사의 일은 단순한 법 적용을 넘어 구조적 부정의에 맞서는 실천임을 절감했다. 수습 기간 다양한 회의와 논의에 참여하면서, 제도적 보호 장치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반복되는 피해 현실과 피해자 스스로 피해를 인식하기조차 어려운 구조적 문제들을 마주하게 되었다. 이 과정에서 "가슴은 뜨겁게, 머리는 차갑게"라는 말이 공익변호사의 태도를 가장 잘 보여준다고 느낌과 동시에 변호사에게는 감정에 휩쓸리지 않으면서도, 피해자의 상황에 깊이 공감하고, 구조적 원인을 정확히 파악해 대응하는 자세가 필요함을 깨달았다. 현장에서 제도적 한계와 절차의 혼선에도 불구하고 이를 차분히 설명하고 조율해 나가는 변호사님들을 보며 공익변호사가 단순한 법률 전문가를 넘어 조율자이자 동반자라는 점을 다시금 상기할 수 있었다. 또한 다양한 재판과 회의에 참여하며 민사·형사 절차의 흐름을 익힐 수 있었고, 피해자의 진술과 사건 기록을 다루는 경험을 통해 법이란 고정된 규범이 아니라 사람의 목소리를 해석하고 담아내는 언어임을 실감했다. 무엇보다도, 동행에서의 실습은 단순히 학업의 일환이 아니라, 제도의 경계를 넘어 공익의 방향을 진지하게 고민해 볼 수 있는 기회였다. 실습 동안 궁금한 점 하나하나에 성심껏 답해주시고, 실무와 제도, 공익 활동의 의미까지 깊이 있게 설명해 주신 변호사님들 덕분에 공익변호사의 시야를 보다 넓고 깊게 이해할 수 있었다. 법률 상담, 사건 검토, 재판 참관 등 모든 실습 활동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었고, 로스쿨 재학생으로서 경험할 수 있는 거의 모든 것을 담아낸 소중한 시간이었다. 특히 한 상담 사례를 통해, 교육기관 내 구조적 문제와 개인의 고통이 어떻게 맞물려 있는지를 목격했고, 그 안에서 변호사의 질문 하나하나가 사회 변화를 이끄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왜 지역에 공익변호사가 필요한가?'라는 질문에 대해서도 자연스럽게 답을 찾을 수 있었다.
이번 실무 수습은 내가 앞으로 어떤 태도로 법을 대하고 사람을 만날 것인지에 대한 기준을 세워준 시간이었다. 법을 해석하고 적용하는 기술자에 머무르지 않고, 사람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구조를 바꾸는 실천가로서의 법률가. "사회적 약자는 불쌍한 사람이 아니라 권리를 침해받은 사람이기 때문에 돕는 것"이라는 변호사님의 말은 단순한 문장을 넘어, 내 삶을 이끄는 나침반이 되었다. 앞으로 법조인이 되는 길 위에서 나는 계속해서 사람의 고통에 귀를 기울이고, 구조적 부정의에 맞서 연대하며, 법률가로서의 언어와 실천을 꾸준히 다듬어가고자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