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찬
법조인이 된다는 것은 꽤 멋진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법의 본질을 자유라고도 혹은 정의라고도 할 수 있고 법조인이란 그런 법과 가장 긴밀하게 관계 맺으며 사는 직업일 것이기 때문입니다. 가급적 좋은 삶을 살고 싶은 저로서는 법조인은 좋은 일을 하면서 보수도 받을 수 있는 최적의 직업이라 생각됩니다.
그러나 오랫동안 고민해 온 문제가 있습니다. 법을 악용하거나 남용하는 것이 아니라면 파렴치함을 변호하는 것도 법의 정신을 실현하는 일이기에 좋은 일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법이란 것은 선한 것이기에 보수의 다소에 따라 변호할 자를 골랐더라도 법의 실현에 기여하였다면 좋은 일일 것입니다. 법의 개념에 대한 추상적인 이해는 이러한데 그러나 과연 그러한지, 좋은 것으로 알고 행한 일이 혹여나 정반대의 것으로 드러나는 일이 생기는 것은 아닌지 두려운 마음이, 앞으로 나는 어떤 생활을 하여야 할지에 대해 확신을 갖지 못하게 해왔습니다.
공익단체에서 일하는 분들께서는 이런 의문에 대해서 일정한 답을 가지고 계실 것이라 생각했고, 그분들이 어떤 마음가짐으로 공익활동을 하시는지 알아보고자 이번 ‘동행’에서의 법무실습에 참여했습니다. 어떤 법조인이 되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하고 방황하는 학생으로서 이런 귀한 기회를 통해 최대한 많은 것을 알고 또 얻어가고 싶었기에, 민감하거나 불편하실 수 있는 부분들이더라도 실례를 무릅쓰고 질문을 드렸던 것 같습니다. 공익변호라는 것의 성질이 무엇인지, 대상이나 사건의 선정에 어떤 기준이 적용되는지, 그리고 그런 활동의 의의나 목적이 무엇인지, 활동 중에 생길 수 있는 심리적 혹은 개념적 갈등이 무엇이고 어떻게 해결하는지 등에 대해서 여쭸고 변호사님과 활동가님들로부터 구체적이고 귀중한 답변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당연하고 또 예상되는 것이었지만, 공익변호라는 현장이 소설이나 드라마처럼 정의실현이라는 고양감이나 극적인 기쁨이나 환희 혹은 절망이 교차하는 장은 아니었습니다. 본인을 노동자라고 생각하신다는, 그리고 공익변호를 희생이나 헌신 등 숭고한 동기를 가지고 하는 것은 아니라고 하시던 변호사님들의 말씀이 기억에 남습니다. 그런 답변에서 저는, 일순에 모든 걸 결정하고 끝내버리는 극단적인 결단을 내리는 것보다 오랜 기간 꾸준히 조금씩 선한 방향으로 정진해 가는 것이 훨씬 어렵듯이, 직업으로서 그리고 하루하루를 쌓아가며 공익활동을 하시는 변호사님과 활동가님들의 모습이 대단하다고 느껴졌습니다.
신의 연자는 느리지만 그 가루는 매우 곱다는 속담이 있는 것으로 압니다. 동행에서와 같은 공익변호 활동이 개인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를 그 저변에서부터 점점 더 좋은 방향으로 이끌어나가는 힘들 중의 하나가 아닐까라는 생각을 합니다. 이번 실습을 통하여 어떤 법조인이 되어야 하는가에 대하여 해답을 얻은 것은 아니지만 앞으로 그 답을 찾아가는 데에 큰 도움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다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