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행은 올해 9살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다들 아시다시피(^^) 큰 폭의 적자 예산서를 받아 들었습니다. 코로나 팬데믹을 거쳐 이젠 정말 먹고사는 문제가 남의 일이 아니게 된 요즘인지라 오직 회원님들의 후원금으로만 운영하는 동행은 자국의 경제난이 더없이 슬플 뿐이지요.
그래서일까요? 요즘 기린 활동가는 문득문득 80년대 드라마에서나 볼 법한 ‘남편 바가지 긁는 아내'처럼 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다른 구성원들에게도 더 아끼고, 더 많은 일을 해낼 것을 무언중에 주문하고 있진 않은지.... (이 글을 빌어 미안함을 전합니다^^;;)
올해 예산을 부려 놓고 나서는, 문득 다른 비영리 민간단체는 이 난관을 어떻게 타계하고 있는지 궁금했습니다. 아니 사실 솔직히 말하면, 다른데도 이리 사정이 어려운가를 직접 확인하고 일말의 안도라도 얻고 싶었던 마음도 있었습니다.
서울 가는 여비 교통비만 해도 적지 않지만, 그래도 한 줄기 실마리라도 잡아보고자... 동행은 올 초 구성원들이 각자 바쁜 중에도 시간을 쪼개 한국모금가협회의 모금코칭실무강좌 7회기를 다녀왔습니다.
예상했던 대로 대부분의 단체가 썰매 미끄러지듯 후원자와 후원금의 감소 문제로 시름하고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고, 훨씬 더 많은 채널과 방법으로 단체를 알리고 모금을 유치하기 위해 몸부림치고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습니다.
유산기부, 비트코인 기부, 숏폼 컨텐츠, 길거리 홍보, 방송 광고....
많은 모금 전략에 대해 배울 수 있었지만, 또 모든 전략을 동행에 적용하여 반영키는 적절하지 않을 수 있다는 고민도 생기는 그런 시간이었습니다.
그렇지만, 긴 강의 끝에 동행이 꼭 해보아야 하겠다고 생각된 것이 있었습니다.
그건, 이 어려운 시국에도 여전히 동행의 손을 놓지 않고 꾸준히 후원해 주시는 후원자님들의 목소리를 듣는 것!!이지요.
”여러분은 왜 (하고 많은 단체 중에) 동행에 후원하시나요?“
”회원님은 동행이 무슨 일을 하는 단체라고 생각하시나요?“
”여러분이 후원을 통해 이루고자 하는 사회 변화는 무엇인가요?“
어쩌면, 후원 회원님의 목소리가 동행이 진정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가리키는 이정표가 되어줄 것이라 믿으며, 또 동시에 지금 현재 동행이 더 집중해야 할 미션이 무엇인지, 동행이 부족한 지점은 무엇인지 회원님의 목소리를 좌표 삼아 나아가보려 합니다.
저는 동행에 오기 전 지역의 인권옹호 단체에서 꽤 긴 시간 활동해 왔습니다. 동행을 만나기 전에는 서울에 있는 공익변호사 단체를 찾아다니며.. 저희 사건이 얼마나 중요한지, 얼마나 간절히 도움이 필요한지 설득하러 다니는 게 일이었지요.
동행을 만나고 수사부터 공판까지 곁을 지키는 지역 공변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놀랍도록 경험했고, 그렇기에 이제는 그 공변단체를 지키는 일이 제 또 다른 목표가 되었습니다.
사설이 길었습니다만 조만간 회원님들께 제가 수줍게 전화를 드릴 것이에요.
꼬옥 설문에 참여해달라는 제 부탁을 거절하지 않으신다면 대대손손 무병장수하실 것이며, 동행은 회원님의 목소리를 발판 삼아 20년, 30년 더 건강히 나아갈 것입니다.
(미리 말씀드리자면 설문지에) 질문이 너무 많아서 죄송합니다.
그렇지만, 잘 듣고 더 멋지게 나아가는 모습을 보여드림으로써 회원님의 수고에 부응하는 동행이 될게요.
추신. 조만간 동행 SNS 채널에 그동안과 결이 다른 숏폼 컨텐츠(다소 민망할 수 있음)가 올라가더라도 같은 취치로 널리 혜량하여 주시길 바라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