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6. 13. 하루종일 (거센) 비
1. 아침 10시 / 도시교통공사 1층 카페홀더
광주장애인가정상담소 김민선 소장님과 함께 장애 시설 내 학대 관련 제보자를 만나 면담을 하였다. 곧이어 실로암사람들 김용목 목사님도 오셔서 함께 이야기를 들으셨다. 두 분은 사람들에게 '도가니 사건'으로 알려진 인화학교 사건뿐만 아니라 많은 경험들이 있으시다. 그래서 면담 과정에서 (그리고 앞으로도) 사안을 분명하게 바라보고 정리하는데 의지가 된다. 상황이 어떻게 될까? 결과를 알 수 없지만, 두 분이 계시니 믿고 어딘가로 나아갈 수 있을 것 같다.
2. 오후 1시 50분, 2시 30분 / 광주지방법원 목포지원
오후에는 목포지원 같은 재판정에서 재판이 2건 있다. 첫 번째 사건은 피고인의 변호인으로서, 두 번째 사건은 피해자들의 대리인으로서...
1) 첫 번째 사건의 용감한 피고인은 전남장차연의 이창준 활동가.
아이 같은 선한 웃음을 가진 이창준 활동가는 2023. 11. 어느 날 서울에서 열린 집회 및 시위에 참여했다가 경찰의 모자를 잡아당기고 폭행했다며 수사를 받고 공무집행방해치상으로 기소를 당했다. 이창준 활동가는 중한 뇌 병변 장애로 휠체어로 이동을 한다. 자신의 의지와 관계없이 몸의 경련이 늘 있다. 그런 그가 고의로 경찰의 모자를 잡아당기고 폭행을 했다니?! 경찰은 아직까지 증거목록에 채증영상도 제대로 제출하지 않았다. 무죄를 다툴 것이다.
무죄를 다투는 피고인의 변호인으로 법정에 설 때 사실.... 많이 떨린다. 그러나 변호인석에는 위서현 변호사가 있고, 신뢰관계인으로는 이기림 활동가가 있고, 방청석에는 석현 활동가가 있고, 무엇보다 피고인석에는 의연한 이창준 활동가가 있다. 쫄지 말자!
2) 두 번째 사건은 직장 내 괴롭힘으로 사망한 네팔 청년 툴씨푼 씨와 직장 동료들의 사용자에 대한 근로기준법위반 등 사건 첫 기일.
피해자 대리인석에 위서현, 김수아 변호사와 함께 앉아 피고인(사용자와 팀장)들이 공소사실에 대한 의견을 들었다. 일단 범행은 자백한다고 한다. 피고인 측은 공소장에 기재되어 있는 살아있는 노동자들에 대한 피해배상만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 같다. 슬프게도 툴씨푼 씨가 사망한 사실은 공소장에 적혀 있지 않기 때문일까...
3. 오후 4시 / 목포 고용복지플러스 센터
완도군 넙도의 전복양식장에서 일하던 베트남 국적 노동자 D.
양망기에 손을 다친 후 며칠 쉬려 하는데 사용자와 갈등이 생겼다. 사용자는 2025. 5. 31.경 D의 외국인등록증을 쪼개버리고 나가라고 하였고, 2025. 6. 초, D는 고용복지센터에 와서 사업장변경신청을 하려고 하였는데 담당 공무원이 증거가 없다며 돌아가라고 하였던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공무원들과 언쟁은 무의미.
팀장이 자리에 없으니 자기는 할 말이 없다며 방어적인 담당 공무원에게 이것저것 사실관계를 추가로 확인하고, 미리 작성해 간 의견서를 제출하고 왔다. 넙도 보건소와 노화병원에 가서 다시 진료기록을 받아와야 할 것 같다고 하니, 함께 동행한 석현 활동가가 가는 길을 찾아보더니 넙도에 들어가는 배가 하루에 두 번밖에 없는 것 같다고 알려준다.
내일 마침 완도군청 앞에서 있는 기자회견에 김수아 변호사님이 가신다고 하니, 급히 김수아 변호사님에게 도움을 구하였다. 흔쾌히 조력하시기로. 왠지 내일은 다른 변수들이 또 발생할 것 같아 불안하지만, 든든한 동료들이 있으니 뭐 어떻게 될 것 같다.
4. 오후 5시 30분 / 목포에서 출발, 폭우 속에서 다시 광주로
석현 활동가와 함께 광주로 운전하여 돌아오는 차 안에서 함께한 분들을 생각하며.
들리지 않던 노래 가사가 새삼스럽다.
In this world of ordinary people
Extraordinary people
i'm glad there is you
(평범한 사람들과 아주아주 평범한 사람들로 가득한 이 세상에서
당신이 있어서 다행이에요.)
In this world of overrated pleasures
And underrated treasures
I'm so glad there is you
(과장된 즐거움만 넘쳐나고, 소중한 것은 간과되는 이 세상에서
당신이 있어서 정말 다행이에요.)
I'll live to love
I'll love to live with you beside me
(나는 사랑하기 위해 살아요.
당신과 함께 사랑하며 살 거예요.)
This role so new
I'll muddle through with you to guide me
(서툴테지만, 당신과 함께 헤쳐나갈래요.)
In this world where many, many play at love
And hardly any stay in love
(많은 이들이 사랑을 그저 가지고 노는 듯하고,
사랑을 지켜내지 않는 이 세상에서)
I'm glad there is you
More than ever i'm glad there is you
(당신이 있어서 다행이에요. 그 어느 때보다 다행이에요.)
(해석: 🐹, 의역 多)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