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8. 하계 실무수습
2018-08-27      조회수 134


2018. 8. 뜨거운 여름을 동행과 함께한 전남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의 김호정, 조국환 학생의 소감문입니다.


- "노동자를 위한 변호사"가 되고 싶은 김호정 학생의 소감문


대학 생활 중 스위스에서 인턴으로 6개월간 일하며 짧게나마 이방인의 삶을 경험했습니다. 타국에서 차별을 겪었던 경험은 한국에 돌아와 이주민 지원센터에서 자원 활동을 하게 된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후 회사를 그만 두고 로스쿨에 진학하게 된 이유는 외국인뿐만 아니라 내국인에게도 노동법이 지켜지지 않음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동료들은 취업규칙의 존재도 몰랐고, 사용하지 않은 연차에 대한 수당을 청구하는 것도 요원한 일이었습니다. 무엇보다 사내 성추행을 겪었음에도 회사의 요구에 따라 합의하는 동료들을 두 차례나 무력하게 지켜보며, 법조인이 되고자 결심했습니다.


 실무수습을 통해 가장 크게 배운 점은 일반 소송과 다른 공익 소송에서 요구되는 변호인의 자세였습니다. 실무수습기간 동안 기록을 검토하고 대응할 수 있는 법리를 고민했던 소송의 당사자들은 모두 우리 사회에서 약자에 해당하는 이들이었습니다. 장애인, 미성년자, 난민과 같이 그 누구보다 법률적인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었습니다. 단순한 호혜적 시선이 아니라 전문적인 지식을 갖춘 소송대리인이 되어 한 개인의 삶에 닥친 문제와 갈등을 해결하는 공익전담 변호사의 모습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또한 동행이 다른 법률사무소와 다른 점은 시민단체로서의 역할도 겸하고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실무수습기간 동안 과제를 수행하며, 동행뿐만 아니라 다른 장애인관련 단체, 난민 단체들이 협업하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이를 통해 맡고 있는 소송은 개인의 소송일지 몰라도, 이러한 작은 점들이 모여 사회를 변화시키는 선을 그려가고 있다고 느꼈습니다. 특히 과제로 했던 사건들 중 언론에도 많이 보도 되었던 신안군의 염전노예사건을 통해 인신매매 죄의 범위가 확장될 필요가 있다는 점을 배웠습니다. 또한 제주 예멘 난민 사건을 통해 우리나라 난민지위 인정현황의 현위치를 볼 수 있었습니다. 더욱이 이러한 소송들은 모두 광주전남지역에서 일어난 사건들로 지역에서 일하는 공익전담변호사들의 역할이 크고 중요함을 체감했습니다.


개강을 하고 학교에 돌아가게 되면, 동행에서 보았던 장애인복지법, 출입국관리법, 난민법 등과 같은 법률은 아마 다시 보기 어려울 것입니다. 당장 눈앞에 주어진 변호사시험 합격을 위해 소위 7법이라 불리는 법들을 열심히 공부하게 되겠죠. 하지만 이번 실무수습을 하며 해당 법률의 조문을 찾아보고 관련 판례를 검색해보며, 친절한 교과서 없이도 법률을 공부하는 배웠습니다. 학교에서 배우는 기본법들을 깊이 이해하고 충분히 습득해야, 다른 기타 법률 또한 빠르게 사건에 적용할 수 있음을 경험했습니다. 이러한 토대와 소양을 갖춘 후, 변호사가 된다면 처음 로스쿨에 진학하고자 했던 동기를 잊지 않고자 합니다.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우리 주변의 대부분의 사람들은 직역을 막론하고 노동을 통해 생계를 이어가고, 삶의 성취를 이루어가는 노동자라고 생각합니다. 저 또한 한 명의 노동자가 되어 다른 노동자들을 위한 변호사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 "쓸모있는 변호사"가 되고 싶은 조국환 학생의 소감문


뇌리에 깊이 박힌 순간들이 있었다.

 

변호사님들이 사건을 당사자 이름으로 명명 하는 것을 처음 들었을 때였다.

 

이야기하시는 사건과 비슷한 내용의 기록을 검토하고 그에 필요한 주장을 써보기까지 하였는데도, 나는 당사자의 이름이 무엇인지는 기억을 하지 못했다. 상황이나 쟁점은 기억하면서도 정작 당사자가 누구인지는 기억하지 못했던 것이다.

법률문제가 개인에게 굉장히 중요하고 중차대한 일이라는 것을 인지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인지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또한 이 부분을 잊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까지 해왔다. 그럼에도 실제로 과제를 앞에 두니 일만 보였지 사람은 더 이상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

그 일의 에 해당되는 부분을 잊은, 쉽게 범할 수 있으나 절대로 저질러서는 안 되는 실수를 저지른 것에 대하여 깊이 생각하게 되었다.

 

내담자 분을 처음 만났을 때였다.

 

예상했던 것보다 내담자가 처한 어려운 상황에 놀랐고, 필요한 수준이 아니라 제공될 수 있을만한 적당한 해결책을 생각하고 있는 나의 모습에 놀랐다.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만나고 그 필요를 제공하는 일에 대하여 너무도 막연하게, 순진하게 생각하고 있었으며 이것이 나의 무지에서 비롯됐음을 몸으로 느끼는 순간이었다.

우리 사회가 당면하고 있는 문제 중 하나인, 피해자에게 순결함을 강요하는 것과 비슷한 맥락의 오류가 내 안에 내재하고 있음을 알게 된 것이다. 동행에 의뢰하는 사람들은 이럴 것이라는 막연한, 무지에서 비롯된 예단을 가지고 있으며 이에 그치지 않고 그가 받을 수 있을 도움은 이정도면 된다는 한계선, 즉 도움을 주고받는 구조로 바라보는 시각의 한계에서 오는 교만함이 내재하고 있는 위선적인 내면을 보게 되어 스스로 견디기 어려웠다.

 

누군가를 돕는 일이라는 것은 도움을 받는 입장에서 무엇을, 어떤 방식으로, 얼마나 도와야 하는 지를 고려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부분을 간과한 채 돕는 사람의 입장과 생각에 근거하여 무엇을 제공하고자 하는 데에 집중하는 경우가 많았다.

누군가를 돕는 이타적인 상황에서 가장 주의해야할 부분은 모순 같지만 돕는 자의 이기적임이 아닐까.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도움이 되는 것이니까.

이러한 맥락에서 동행에서의 실무수습은 돕는 자의 교만함 또는 적당한 보조를 통한 자기만족을 경계하는 것, 필요한 사람들에 제공할 수 있는 도움이 무엇인지에 대하여 짧게나마 보고, 고민하고, 경험할 수 있는 귀중한 시간이었다.

 

딱히 눈에 보일만한 것들은 많지 않았다. 그래서인지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을 볼 수 있었다.

 

다짐도 하나 했다. 쓸모 있는 변호사가 되어야겠다.

 

많은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최대한 배려해주신 변호사님들께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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